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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갤러리/아름다운 화장실

뉴질랜드의 공중 화장실


와이타케레(Waitakere 오클랜드 서쪽도시) 정글 트래킹 코스 입구에 있는 공중화장실입니다. 화장실마다 약간씩의 차이는 있지만 야외에 있는 공중 화장실은 대략 이 정도 수준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진으로 보면 다소 지저분해 보이는 감이 있죠? 쇼핑몰 화장실이나 현대화된 건물의 화장실들은 물론 이것보다 훨씬 깨끗합니다. (적어도 바닥이 타일로 되어 있으니까 훨씬 깔끔해 보이죠.)

하지만 위 화장실도 실제로 보면 그닥 더럽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변기 주둥이가 넓고 뒷 받침이 없는데다 바닥에 물이라도 살짝 고여있으면 첫 대면의 순간 인상을 좀 쓰게 되는 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변기 뚜껑 상태도 그다지 나쁘지 않아 사용에 큰 불편은 없습니다.

어느 화장실이나 휴지는 꼭 있습니다. 산골짜기나 한적한 해변에 있는 공중 화장실에서도 휴지가 떨어진 경우를 좀 처럼 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완전 깔끔 정도는 아니라도... 관리가 지속적으로 되고 있다는 뜻이죠. 냄새가 안 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


그리고 야외 화장실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거울이 없다는 것 입니다. 아마도 불의의 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것 같습니다.  간혹 있더라도 양철판을 붙여놓은 정도라 형체를 알아보기 힘듭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가... 화장실의 위생상태가 곧 그 나라의 문화적 수준을 반영한다는 사실입니다. 나라 뿐만 아니라, 개인의 집도 화장실과 욕실의 청결 수준, 정리상태를 보면 그 가정의 분위기가 대략 짐작이 되죠. 

한국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몇 년 전부터 일대 개혁을 시작한 고속도로 화장실이나 일부 국립공원, 도심 공원의 화장실이 매우 깔끔하고 삐까번쩍한 반면 (꽃병을 가져다 놓은 곳도 있더군요), 약간 외각지역이나 인적이 뜸한 곳은 화장실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무참하게 방치되어 도저히 이용할 수 없을 지경인 곳들이 많습니다. 많은 돈을 투자해서 고급타일을 깔아놓고도 휴지가 없고 물이 안 나오는 등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곳들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뉴질랜드는 상업용 건물을 제외한 공중 화장실 중, 타일 깔아놓은 곳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딱 필요한 것만 간소하게 있는 대신 냄새가 나지 않고 휴지가 언제나 구비되어 있습니다. 냄새가 나지 않는 건 화장실에서 담배 피는 사람이 전혀 없다는 것도 크게 한 목 하는 것 같습니다. 화장지를 바닥에 아무렇게나 버려놓은 건 봤지만, 생리대를 아무렇게나 널어놓은 장면은 3년동안 한 번도 보지 못 했습니다.

그리고 도시나 시골이나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외딴 곳이나 화장실 수준에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분배중심복지국가라는 뉴질랜드의 정체성을 잘 반영해주는 대목이죠. 


이연희 다이어리
younhee.tistory.com


출 처 : younhee.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