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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화장실 이야기

신기록은 괴로워!

비행기로 대서양이나 태평양을 횡단하는 것이 요즘에는 그다지 신기하거나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1927년 린드버그가 뉴욕에서 파리까지 무착륙 단독 비행으로 대서양을 횡단한 것은 대단한 사건이었다.
'날개여! 저것이 바로 파리의 불빛이구나!'라는 그의 말이 유명해졌고, 린드버그는 일약 세계의 영웅이 되었다.

그의 대서양 횡단 이후, 태평양 횡단을 비롯하여 각종 신기록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경쟁이 시작 되었다.
1931년, 에이미 존슨이라는 여성 비행사가 런던을 출발해서 도쿄를 목표로 태평양 횡단을 시도했다. 당시의 신문들은 그녀를 「여자 조류인간」이라는 제목으로 대서 특필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용감한 여성 비행사는 비행기 안에서 볼일 보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그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그 비밀은 당시 취재를 하고 있던 신문기자에 의해 폭로되었다. 그 기자의 말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여성 비행사 에이미 존슨의 비행기가 활주로에 무사히 착륙했을 때의 일이다. "프로펠라가 멈추자, 우리가 올려다보아야 할 정도로 거구인 여자가 비행기에서 나왔다.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는 여자의 비행복 바지는 엉덩이부터 양 무릎까지 마치 물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흠뻑 젖어 있었는데, 나중에 그것이 오줌이라는 것을 알고 무척이나 놀랐다." 1인승 비행기인 데다가 장시간의 비행을 목적으로 했으므로 화장실 따위를 배려할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냥 조종석에 앉아서 누고 말리는 방법으로 화장실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했던 것,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린드버그도 최초의 대서양 횡단에서 그 방법으로 볼일을 보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에이미 존슨처럼 발각되지 않았다는 차이뿐. 신기록을 세우는 일은 여러모로 어려운 일이다. 2차 대전 전에 생산된 비행기에는 화장실이 없었다. 1인승 비행기에는 화장실은 만들 만한 공간이 없고, 97인승 폭격기 같은 대형 비행기도 형편은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증폭격기의 기관총 사수들은 창문을 열고 위태위태하게 볼일을 보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공중 전투 중 빗발치는 총알과 살을 에는 듯한 고공의 추위를 감내하면서 말이다.

다음의 이야기 역시 비행 중의 화장실 사용에 대한 체험이다.
맹렬하다는 표현이 무색할 만한 강풍이 창문을 통해 기내로 몰아쳐 들어왔고, 풍압으로 인해 소변 같은 것은 쉽사리 볼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그것을 감수하고 소변을 본다 하더라도, 남자의 심벌은 얼음 칼로 자르는 것 같은 고통으로 느낄 수밖에 없었다.

어느 시대이건 간에 비행기라면 첨단 기술의 종합으로 이루어진 기계이건만, 초기의 비행기 탑승은 볼일 보는 것과 같은 생리적이고 기본적인 것을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아마도 비행사들에게는 지옥 같은 경험을 많이 안겨 주었을 것이다. 요즘 날아 다니는 제트 비행기에도 화장실이 있기는 하지만, 옹색하고 좁기는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