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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화장실 기행

정말로 여기가 화장실 맞아?

화장실은 변소를 말한다. 절에서 근심을 풀어내는 곳이란 뜻으로 <해우소>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화장실을 <뒷간>, <측간>, <정랑> 등으로 표기를 한다. 우리나라는 어디를 가나 화장실 하나는 잘 만들어져 있다. 지자체마다 화장실을 특징있게 만들기도 한다. 얼핏 보기에는 무슨 화장실 경합이라도 하는듯 하다.


화장실에 관한 한 우리나라에서는 수원시가 당연 으뜸이란 생각이다. 심재덕 전 수원시장은 화장실에 온 정성을 쏟고 있는 듯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수언에는 개성있는 화장실이 많고 생기고, 현재는 심재덕 전 수원시장은 세계화장실협회 회장이 되기도 했다. 심재덕 세계화장실협회 회장은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에 있는 그의 자택 <해우제(解憂齋)는 아예 양변기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 근심을 푸는 집이라는 뜻이다.


이렇듯이 우리나라의 화장실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전국을 다니면서 보면 참 아름답다고 생각이 들 정도의 화장실이 많이 눈에 띤다. 심지어는 사람이 살고있는 집보다 더 좋은 화장실이 많기도 하다.






객설이 길었지만 화장실 이야기를 하다가보니 생각나는 곳이 있다. 위에 보이는 곳이 무엇이라고 사람들은 생각을 할까? 누구는 능이 아니냐고도 하고, 고분이 아닐까도 생각할 수 있다. 위는 봉분처럼 쌓았고, 주변은 돌로 담장을 둘렀다. 담에는 담장이넝쿨이 타고 올라 운치가 있다. 어느모로 보나 화장실과는 거리가 먼 듯 하다.





능이라도 좋고, 묘라도 좋을 법한 이 건조물이 바로 화장실이다. 양구군에 있는 선사박물관과 양구향토사료관 주차장 앞에 자리하고 있다. '아니 저게 무슨 화장실이야' 하겠지만, 화장실이 맞다. 입구에는 고인돌 화장실이라고 적혀있다.
 





돌아다니면서 보면 현대식으로 잘 지은 화장실도 있고, 안에 들어가면 어찌나 깨끗한지 들어 눕고 싶은 화장실도 있다. 새소리 물소리가 들리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기도 한다. 가끔은 '왜 이렇게 뒷간에다가 막대한 예산을 퍼붓는 것이냐?'하고 볼멘 소리를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화장실이 깨끗해서 나쁠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양구 고인돌화장실은 특이하다. 봉분 밑에 화장실이 있다. 물론 화장실은 수세식으로 지어 놓았다. 안으로 들어가면 일반 화장실들과 다를 바가 없다.

 



여성용이라 들어갈 수 가 없으니, 남자용만 찍었지만 양변기에 수세식이라 보기는 좋다. 마침 찾아갔을 때는 청소가 좀 안돼 있는 편이었지만, 사진으로는 꽤 괜찮은 듯 하다. 이렇게 특이한 화장실을 둘러보다가, 갑자기 생각이 난것이 있어 피식 웃는다. 다음에 집을 지을때는 이 고인돌 화장실처럼 만들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할 것 이라는 생각이다. 왜 하필 화장실이냐고 하겠지만, 옹성과도 같고, 능과도 같은 이 화장실을 보면, 괜히 난공불락인 변비도 시원하게 해결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그러고보니 어느새 나도 화장실 예찬론자가 되어 가는 가 보다.

 

출처 : 누리의 취재노트 (blog.daum.net/arttrad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