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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화장실 이야기

미소 머금는 톡톡 명소들


요즘 화장실은 급한 ‘볼일’을 해결하는 장소에 그치지 않는다. 청결함은 기본. 여기에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화장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용무를 보러 갔다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나오는 ‘별난’ 화장실을 알아봤다.

인천 주안역 부근 ‘노디째클 노래방’. 지하에 위치한 노래방 자체는 행인들의 눈을 사로잡을 만큼 화려하지 않다. 룸이 6개로 크지도 않다. 이곳이 유명세를 타는 것은 순전히 화장실 때문이다. 규모가 2평쯤에 불과하지만 화장실 한편에 놓인 어항이 이채롭다. 투명 아크릴판으로 만들어진 어항 안에는 수초가 있고 그 사이로 금붕어가 다닌다. 사실, 이 어항은 남자용 소변기다. 술 한잔 걸치고 술 깨러 이 노래방을 찾았다가 화장실 때문에 확 ‘깰’ 것이다.

SK텔레콤이 운영하는 ‘TTL 존’의 화장실을 이용할 때도 당황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일’을 보러 들어간 화장실 문이 투명하다. 처음 이용하는 사람들은 들어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멈칫하게 마련. 들어가서 문을 닫아도 여전히 문 밖이 훤히 보인다. 이 화장실의 비밀은 문을 잠가야 한다는 것. 그래야 문이 뿌옇게 변해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는다.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유로파 레스토랑. 여기는 드라큘라가 나올 법한 으스스한 분위기의 색다른 화장실로 이름났다. 화장실에 TV까지 설치돼 있어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싫어질 정도. 강남 유투존의 화장실에도 TV가 달려 있다. 업체들이 화장실의 변신을 꾀하는 것은 손님을 끌어들이는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물론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유로파레스토랑 관계자는 “일부러 화장실에 들르는 손님들도 많다”면서 “입소문이 나서 매출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단골손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지저분함의 대명사였던 학교 화장실도 달라졌다. 안양 호계초등학교의 화장실은 또다른 교실이다. 화장실 한편에 책상, 의자, 책꽂이가 놓여 있다. 바닥에 있는 탁자에서는 그림을 그리거나 장기를 둘 수 있다. 화장실에 갈 때는 실내화로 갈아신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