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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화장실 이야기

삶의 소우주 화장실과 욕실


화장실과 욕실은 세면, 용변, 목욕을 위한 개인의 중요한 생활공간이다. 현대주택에서 욕실은 기본적으로 화장실을 포함하면서 휴식과 더불어 신문이나 책을 보며 사색할 수 있는 휴식공간과 건강관리 공간의 역할도 있다.

하루에도 몇 차례나 드나는 화장실과 욕실에는 과학적 원리를 이용해 만들어진 기구와 용품들이 많으며, 기구의 배치도 과학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화장실과 욕실에서 어떤 과학적 사실과 현상들을 발견할 수 있을까.

고대 로마인들에게 목욕은 사교적인 행사였다. 기원전 2세기경, 남자들의 세척장으로 시작한 목욕탕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귀족들과 황제들이 권력과 부를 과시하기 위한 시설이 됐다. 금과 대리석으로 장식한 사설 목욕탕이 1백70여 개나 있었다.

욕실에 백열등이 좋은 이유

욕실의 조명은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 백열등과 형광등 중에서 어떤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형광등은 밝고, 백열등에 비해 소비되는 전력이 적어 경제적이다. 발열량이 적고 형광램프의 수명이 길며 그림자가 심하게 드러나지 않는 등의 이점이 있다.

반면 형광등 내부의 기체 이온화에 필요한 높은 전압을 공급해야 하는 스타터 때문에 스위치를 올려도 바로 불이 켜지지 않는 점, 사람의 피부색이나 실물의 색깔이 실제와 다르게 보이는 결점이 있다. 형광등은 얼굴을 실제보다 희게 보이게 하므로 진한 화장을 유도한다.

욕실은 습기가 많고 점등과 소등의 빈도가 높으므로 방습형의 백열등이 많이 사용된다. 백열등은 형광등보다는 따뜻한 느낌을 주며, 자연에 가까운 색을 비추므로 건강상태를 비교적 제대로 체크할 수 있다.

밝기는 대체로 40-60W의 것을 사용하는데, 눈이 부시지 않도록 아크릴 커버를 씌운 것이나 방수형 둥근 전구인 유백등을 이용한다. 설치장소는 몸을 씻을 때 몸의 윤곽이 창에 비치지 않도록 위치를 tjswjd하는 것이 중요하다. 콘센트나 스위치는 반드시 욕실 외부에 설치해야 감전사고나 누전사고를 막을 수 있다.

화장실과 하이힐

프랑스에 있는 베르사이유 궁전에는 웅장한 폭포와 야외분수는 있지만 화장실은 없다. 그 당시에는 베르사이유 궁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건물에 화장실이 없었다는데, 사람들은 배설물을 어떻게 처리했을까. 보통 가정에서는 요강을 사용하고 오물은 그냥 길거리에다 마구 버렸다.

때문에 사람들은 거리에 다닐 때 우산을 써야 할 정도였다. 여성들의 하이힐은 이때 생겨난 것인데 멋을 내기 위해서나 몸매를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물이 있는 길을 걷기 위해 하이힐을 신을 수밖에 없었다.

남자가 여자를 보통 안쪽에 에스코트하는 습관도 거리의 시궁창 때문에 생겼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유럽에서 발전한 향수 역시 목욕을 너무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냄새를 없애기 위해 뿌린 것이다.

우리나라의 욕실은 전통주택에서는 없었던 공간으로 일제시대를 전후로 하여 생겨나기 시작했다. 화장실은 불결한 곳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 실내 공간과 분리된 채로 옥외에 배치됐다.

그러다가 욕실이 생겨나면서부터 화장실이 차츰 실내로 유입돼 욕실과 한 공간으로 통합됐다.

욕조나 변기의 물, 어느 쪽으로 돌며 빠질까?

세면대나 욕조에서 물이 빠지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기억을 더듬어 보면 물은 소용돌이를 만들며 빠진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현상이 지구의 자전과 관련있다고 하면 놀랄 것이다.

북반구에서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곧바로 쏜 대포알이 원하던 방향보다 오른쪽으로 떨어진다. 이 현상을 코리올리 효과라고 부른다. 같은 이론을 적용한다면 물이 욕조를 빠져나갈 때 북반구에서는 항상 오른쪽으로 돌아 빠져나가고, 남반구에서는 항상 반대 방향으로 돌아 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만 알고 있다면 그것은 과학적 사실이 아니다. 자세히 관찰해 보면 항상 오른쪽으로만 돌아서 빠지는 것은 아니다. 물이 빠지기 시작할 때 물 속에 손을 넣어 물을 왼쪽으로 살짝 돌려주면 놀랍게도 물은 계속 왼쪽으로 돌면서 빠져나간다.

그렇다면 언제 코리올리 효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코리올리 효과는 대단히 큰 규모에서 일어날 때만 가능하다. 예를 들면 수십km 떨어진 곳까지 포탄을 날린다든지, 적도 해상에서 지름이 수십km에 해당하는 태풍이 만들어질 때에 지구 자전에 의한 코리올리 효과가 일어난다.

그러나 작은 규모의 세면대나 욕조의 물 등이 빠질 때는 코리올리 효과보다 나오는 물의 방향에 의한 수면의 흔들림, 용기의 비대칭적 모양과 같은 다른 환경적 요소들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변기 물탱크는 사이펀관

역사상 최초의 수세식 변기는 기원전 2천4백년-2천1백년경 고대 바빌로니아의 주거지에서 발견됐다. 벽돌을 쌓아 만든 걸터앉는 방식이었다. 기원전 2천년경에는 크레타 섬의 크노소스 궁전에서는 실내에서 변기를 사용했다. 이 수세식 변기 위에는 수조가 달려 있었는데, 수조는 빗물을 받았으며 비가 안 올 경우에는 근처 우물에서 길어 온 물을 붓도록 돼있다.

1956년 영국의 존 해링튼경은 엘리자베스 여왕을 위해 수세식 변기를 고안했는데 해링턴의 디자인은 많은 점에서 정교했다. 몸통 윗 부분에 물통이 있었고, 물이 탱크로 흘러가게 하는 손잡이와 배설물을 근처의 분뇨 통으로 흘러가게 하는 밸브도 갖춰져 있었다. 그러나 냄새가 역류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다음에 등장한 뛰어난 변기는 영국의 수학자이자 시계 제조자인 알렉산더 커밍이 1775년에 특허를 낸 것이다. 해링턴의 변기는 직접 분뇨통으로 연결돼 있었고 단지 느슨한 덮개만이 분뇨통의 썩은 내용물을 차단했다.

그러나 커밍이 개선한 디자인에는 변기 밑에 있는 배수 파이프가 바로 뒤쪽으로 구부러져 있었다. 이것은 '밑으로부터 올라오는 냄새를 차단하기 위한 물을 저장하기 위해서'였는데, 현대의 모든 수세식 변기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 됐다. 이렇게 현의 수세식 변기가 발명되었다.

볼일을 보고 산물을 미련없이 버리는 물탱크는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것일까. 화장실 물탱크는 대개 사이펀관에 의해 작동된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불가능할 것 같지만 사이펀관은 압력 차를 이용하여 물을 위쪽으로 흐르게 한다.

사이펀관이 물 표면보다 아래에 있으면 수면에 작용하는 대기압으로 인해 액체가 관안으로 밀려 올라간다. 물은 관을 따라 올라가 굽은 곳을 돌아서 다른 쪽 끝으로 떨어진다. 일단 물이 사이펀관을 돌아서 다른 쪽 관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공기의 압력 때문에 남아있는 물이 관을 따라 계속 흐른다.

냄새를 막아주는 트랩장치

트랩은 기구와 배수관을 연결하거나 배수계통 중 필요한 곳에 물을 고이게 해 공기를 차단하는 장치이다. 변기, 세면기, 욕조의 바닥에 S형, P형, U형 등의 트랩 장치를 설치해 악취, 유독가스, 벌레 등의 유입을 막는다.

요즘은 욕실 내에 변기를 설치하므로 환기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연환기를 위해서는 창문을 외부에 설치하는 것이 필수적이나 주택구조상 불가능한 경우는 천장 속에 공기 유통관을 설치하고 환기기구를 천장 또는 벽에 만든다. 이런 환기팬을 설치할 경우 가급적 공기가 들어오는 곳에서 떨어진 부분에 설치해야 함은 물론이다.

치약은 파스칼의 원리

하루에 적어도 두세 번은 양치질을 한다. 양치질에 필수적인 치약은 입 속에 약간의 향기를 남기므로 개운한 느낌을 주고, 칫솔에 미생물이 생겨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준다.

플라그의 형성을 늦추는 성분이 함유돼 충치를 예방하고, 풍치라고 불리는 잇몸병을 예방해주는 기본 기능 이외에 치석 형성 억제, 그리고 이를 희고 튼튼하게 해주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치약 튜브의 한쪽을 손으로 누르면 마개가 있는 윗부분으로 치약이 나온다. 이것은 갇혀있던 액체에 가해진 압력은 액체의 모든 부분, 그리고 이를 가두는 용기의 모든 부분에 그대로 전달된다는 파스칼의 원리 때문이다. 치약을 누르는 것에도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다니..

화학제품 창고

욕실에는 비누, 샴푸, 린스 등 위생청결제와 샤워 후 사용하는 샤워 코롱, 크림 등이 있다. 이들의 화학적 성분과 역할은 무엇일까.

용액이 알칼리성인 비누는 피부에 부착돼 있는 먼지나 이물질과 피부 내에서 분비된 피지와 땀의 혼합물인 여러 가지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세정기능을 갖고있다. 최근에 시판되는 비누는 세정 기능뿐 아니라 피지의 성분을 비누에 함유시켜 과도하게 제거된 피지를 피부에 재흡착하도록 함으로써 사용 후 피부의 당김이나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샴푸의 주된 기능도 피지와 외부 오염의 제거다. 오염 성분이 유성이므로 음이온 계면활성제를 사용해 이를 제거한다. 세정의 메커니즘은 오염표면에 모인 친유기가 계면활성작용에 의해 오염물질이 모발로부터 이탈되면서 물에 헹굼에 따라 씻겨진다.

근래에는 정전기 발생, 윤기, 그리고 빗질감 저하 등의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헤어린스를 따로 사용한다. 따라서 1980년대 후기에 컨디셔닝 기능을 보유한 '2 in 1' 샴푸가 개발 됐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이 제품이 샴푸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씻어내는 샴푸기능과 모발에 특정 성분을 남기는 컨디션기능이 역설적이기 때문에 '2 in 1' 샴푸의 개념은 모순이다. 또한 처방의 측면에서도 샴푸의 주성분인 음이온 계면활성제와 린스의 주성분인 양이온 계면활성제가 함께 존재하도록 하는 것은 샴푸개발자에게는 꿈과 같은 이야기다.

최근 우리나라의 목욕문화가 욕탕목욕에서 샤워로 바뀜에 따라 보디샴푸 시장이 급신장하고 있다. 보디샴푸는 사용 후 당기는 감이 적고, 각질층의 수분조절에 중요한 성분인 천연보습인자(NMF)와 세포간지질을 어느 정도 보호해 준다. 또 헹굴 때 피부에서 깨끗이 떨어져 나감으로써 산뜻한 사용감을 얻을 수 있다.

한편 목욕 후에 사용하는 용품으로는 은은한 향취로 전신을 상쾌하게 유지하고 몸의 악취를 제거시켜 주는 '보디방향' 제품으로 샤워코롱이 있고 피부에 적절한 유·수분을 공급해 매끄럽고 촉촉하게 유지시키며 외부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주는 샤워로션이 있다.

면도를 하면 얼굴 피부에는 해로운 박테리아와 해가 없는 박테리아 사이에 균형이 깨져 세균 감염이 촉진된다. 세균을 소멸시키는 작용을 함으로써 피부의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살균제는 알코올류가 사용된다.

70% 농도의 에탄올과 50% 농도의 이소프로필 알코올을 사용하면 최대의 살균효과를 볼 수 있다. 이들 알코올은 세균을 탈수시켜 소멸시킨다. 면도 후에 스킨을 바르면 시원한 느낌을 받는데 그 이유가 바로 알콜 성분의 휘발성 때문이다.

욕실 타일은 세균 양성소

욕실이나 부엌 등에는 단열재가 많아 기밀성이 좋아진 반면, 통기성이 나빠져 곰팡이나 벼룩이 쉽게 번식한다. 더욱이 욕실은 고온 다습하고 통기성이 나쁜 곳이고, 비누 찌꺼기 등이 있어, 공중에 부유하고 있는 포자가 쉽게 정착해 번식한다. 욕실 타일의 변색이나 착색 현상은 더러워진 것이라기 보다 세균이 번식한 것이다.

미생물에 의한 착색은 담황, 녹색, 흑색으로 다양하다. 욕실에 존재하는 세균들은 귀의 염증이나 눈의 각막염증을 일으키고, 폐의 감염에 의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장, 중추신경에도 영향을 준다. 욕실의 청소에는 염소계 세정제가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머리카락이나 찌꺼기 등으로 막힌 배수구를 뚫는 데 사용되는 화학약품은 이물질들을 녹여야 하므로 강산성을 띤다. 욕실바닥이나 타일을 닦는 세척제나 변기용 세척제는 계면활성제와 살균성 약품들로 제조되기 때문에, 물 속 유기물을 분해시켜주는 미생물들을 죽여 하천의 생태균형을 깨뜨린다.

또한 변기에 넣는 자동세척제에는 삼키면 대단히 독한 파라디클로로벤젠이 함유돼 있다. 따라서 유독물질이 포함된 세척제는 최대한 사용을 억제해야한다. 대신 빵을 굽는데 쓰는 베이킹소다나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방부제인 붕사를 이용하면 환경을 해치지 않는 훌륭한 세척제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