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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화장실 기행

아주 특별한 화장실 - 관광안내소 같은 화장실


아주 특별한 화장실
- 관광안내소 같은 거창 월성계곡 사선대 화장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부엌과 화장실을 중요시 여겨 왔다. 부엌이 여자들의 생활공간이자
그 집안의 살림살이를 엿볼 수 있는 곳이라면, 화장실은 그 집안 사람들의 됨됨이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먹는 것 못지 않게 버리는 것도 중요하게 여긴 선조들의 삶의 방식이었다.


거창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월성계곡의 사선대 앞에 화장실이 하나 있다.
얼핏 보면 요즈음 흔히 볼 수 있는 관광지의 여느 화장실과 별반 차이가 없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 보면 상당히 공을 들인 화장실임을 알 수 있다.


화장실 외벽면에 월성계곡이 있는 북상면의 13경을 사진과 함께 설명한 글이 부착되어 있다.
여행지에서의 화장실은 배설을 하는 공간이여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다음 여행지를 고르는 쉼터의 구실도 한다.


다음 여행지는 어디로 갈까?
미리 계획을 세우고 떠난 여행지라 할지라도 자투리 시간에 가볼만한 인근 여행지는 없을까?
하는 고민들을 누구나 하게 된다. 여행자처럼 아무 계획없이 '거창'이라는 지역만 정하고
지도 한 장을 가지고 길을 떠나는 이들에게 이곳 화장실의 안내문은 유용하게 쓰인다.


화장실이 가지는 본래의 기능에다 여행자의 휴식처, 여행 계획의 중간 점검지ㅣ로 이곳 화장실은 유용할 듯 하다.
지자체에서도 규모의 관광 유치에만 혈안이 되지 말고 화장실 하나라도 지역적 특성에 맞추어 문화 공간의
의미로서 접근한다면 예기치 못한 관광 수입을 얻는 등 관광객 유치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사선대 화장실처럼 인근의 관광지를 사진과 함께 설명한 자세한 글이 있다면 관광객들은 그 지역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 것이다. 또한 세심한 배려와 독특한 화장실에 대해 두고두고 이야기를 할 것이고
나중에는 화장실만을 보러 일부러 찾아올 것이다.


사선대 화장실은 바로 곁에 계곡이 있다. 주위 풍광도 빼어날 뿐더러 주차 공간이 넓은 편이다.
물론 여름에는 붐비겠지만, 주차장을 휑하니 비워둘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나무를 심고 쉴 수 있는 간이의자를
비치한다면 화장실 본래의 공간과 쉼터, 여행 안내소의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작은 생각이 때론 세상을 바꾸는 법이다.





출 처 :  neowind.tistory.com